운전기사에게 마중을 부탁하니,
마침 어머니가 타고 계신
도중이라 조금 늦는다는 것이었다.
차는 그 밖에도 있으니까 다른
누군가에게 부탁해도 되었지만,
밖은 아직 충분히 밝고
날씨도 나쁘지 않다.
왠지 걷고 싶어져서,
그대로 교사를 나왔다.
그런 변덕을 부린 것이
나빴던 건지도 모른다.
만나고 싶지 않았던 녀석과
우연히 딱하고 만나 버렸다.
「아, 세이쨩 발견.」
「………………」
뭐가 즐거운 건지 웃는 얼굴로 어슬렁 어슬렁
다가온 루카의 뒤에는,
어딘지 모르게 어이없는 표정을 한 코우이치가
보인다.
이 형제의 눈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자연스럽게 방어 자세를 취했다.
라고 해도 교류가 있었던 것은
초등학생 무렵으로,
이 녀석들이 하바타키학원에 입학할
때까지의 몇 년간은
얼굴을 보지 못했었다.
「뭔가 먹을 거
없어?」
「없어.」
유감, 이라고
유감스럽지 않게 말하는 루카를,
바보 같은 녀석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두 사람이 집을 나와서 빈 가게에서
거주하고 있는 모양이라는 건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비를 절약하여 생활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째서 그런 빠듯한
매일을 지내고 있는 건가,
이유 같은 건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루카의 태평한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몹시
화가 치밀어 왔다.
「집에 돌아가.」
「걱정하지 않아도,
가끔씩 가니까.」
「내가 너희들을 걱정할까
보냐. 걱정하는 것은--」
그 뒤를 말하지 않았어도 루카는
짐작한 것 같아서,
한순간, 곤란한 것 같은 미소를
짓는다.
우리 집과 사쿠라이가는 이웃사이로,
나와 이 녀석들이 어울리지 않게
되고나서도, 부모님들끼리의 교류는
계속 되고 있었다.
바로 최근에도 아주머니가 집에
와서, 형제를 몹시 염려하고 있었다고
어머니께 들었던 참이다.
「세이쨩 있잖아……」
「아아 진짜, 그렇게 부르는 거
그만두라고 말했잖아.」
「그럼, 세이지군?
……시타라 선배?」
「둘 다 기분 나빠.」
「그럼 역시 세이쨩이네.
세이쨩은 말야, 어째서 항상
화내고 있어?」
뭐야 갑자기.
내가 말없이 루카를 노려보고 있으니,
루카는 뭔가 생각해낸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아, 넓적부리황새(하시비로코우)다.」
「……뭐라고?」
「넓적부리황새. 몰라?」
그 코우가 눈싸움에서
저버렸어, 라고 말하곤
한번 더 웃음을 터뜨렸다.
어렸을 때는 동물원에서 본,
계속 인상에 남아있는
새야 라고 말했다.
코우이치가 이길 수 없는 새라고?
어떤 말도 안 되는 녀석이야.
「세이쨩,
조금 닮았어.」
「새 같은 거 닮았다고 좋아할 것 같냐.」
대체 어째서 갑자기
넓적부리황새야.
이 녀석은 옛날부터 그랬다.
어떤 맥락도 없이 대화가 튀기
때문에, 자주 혼란스럽게 만든다.
또 한번 불평하려고 하니,
코우이치의 「어이, 먼저 간다.」
고 하는 초초해하는 목소리에
가로막혔다.
루카의 시선이 코우이치의 등을
향한다.
그 순간, 조금 전에 루카가 순간적으로
보인 곤란한 것 같은 미소를
떠올렸다.
지금의 이 녀석은 이렇지만,
예전에는 자주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어.
함께 초등학교에 다녔던 때,
루카는 나보다 더 작아서,
이미 컸던 코우이치의 뒤에
숨어만 있었다.
내가 루카를 괴롭히면 울다가 웃는
것 같이 곤란해 하는 얼굴이 돼서,
그 것을 본 코우이치가 나에게 괴롭힘을
되돌려준다, 같은 매일이었다.
나는 형제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뒤에 숨겨
괴롭힘을 되돌려줄 누군가가
없어서, 두 명을 약간
부럽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름다운 새라고.
색이, 몹시.」
「에?」
루카가 왜인지
나의 머리 근처를 보면서,
킥킥 웃었다.
「언제나 뭔가를 노려보고.
고고하다고 할까……
프라이드가 높은 것 같고.」
「넓적부리황새는 이제 됐어.
코우이치, 기다리잖아.」
먼저 간다고 말한 주제에,
코우이치는 아까 그 장소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벽에 기대
어딘가 먼 곳을 보고 있다.
루카는 그런 코우이치를 살짝
보고는, 작게 웃었다.
「형은, 걱정증이니까.
내가 세이쨩에게 괴롭힘 당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거야.」
「바보.」
「자주 들어.
바이바이, 세이쨩」
루카는 가볍게 한 손을 올리고,
서두르지도 않고 걸어간다.
그 걸 본 코우이치가,
빠르게 먼저 걷기 시작한다.
나란히 가면 좋을 텐데,
두 사람의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가
있어서, 각자 다른 방향을
보면서 걷고 있다.
그런데도 거기는 예전과 변하지
않은, 형제특유의 공간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게,
역시 조금 부럽다고
생각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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